14. 생극3

 

 

특정한 기운이 태과불급한 경우의 생극

작용을 여러 사주 간지 예를 통해

살펴보고, 특징 사항을 추론해본다.

(「7. 생극2」참고)

 

 

  극우(極右)와 극좌(極左)만이 득세하는 정치판보다는 중도(中道)의 영향력도 있는 정치판이 훨씬 바람직할 것이다. 사주에서도 어느 한 기운으로만 지나치게 쏠리기보다는 적절히 균형감을 갖는 구성이 좋은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판이나 한 사람의 사주나 균형감만 또 너무 고려하다 보면 자칫 이도 저도 아닌 어중이 상태, 마치 복잡한 교차로에서 황색등만 깜박이는 신호등 같은 상태를 좋은 경우라고 오판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주에서 그러한 오판을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다양한 사주 예들을 접해보아야 한다. 사주 예는 다다익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사주 예를 접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사주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기 보다는 망원경으로 우선 살피는 방식이 필요하고, 나무보다는 숲을 먼저 보는 방식이 요구된다.   

 

  사주를 대관소찰(大觀小察)로 보든 소관대찰(小觀大察)로 보든, 사주 간지와 운 간지를 해석ㆍ통변하는 방식과 이론적 토대는 앞에서 학습한 내용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뼈대 위에 살이 더 해지고, 여러 근육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고서古書와 관련 서적들을 독파하고, 수 천, 수 만의 사주를 임상(臨床)-분석하다보면, 자신만의 data가 누적되면서 자신만의 관법이나 비법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득도(得道)의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  but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사주명리의 한계를 절감하며 실망할지도 모른다. 수년간 공부한 것을 하루아침에 내팽개쳐 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늘 사주명리의 정체성사주공부의 목적성 점검이 중요해진다. 어쩌면 사주공부의 목적은 사주명리의 실용적 data와 그 함의(含意)를 재발견하려고 애쓰고, 더 가치 있게 활용하려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 자체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쯤이면 “알수록 머리가 복잡하고 헷갈린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공부의 맥을 잡았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는 “더 해? 말어?” 하면서 갈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든, 앞으로 사주를 임상-분석하면서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동일 사주의 모순이라는 것이고,  하나는일례불가언(一例不可言)이라는 것이다.  동일 사주의 모순이란  동일 사주가 동일한 운명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동일한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고,  일례불가언이란  한 가지 예만 가지고 (전부인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가지의 경구(驚句)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리라 본다.

 

 

1) 제시된 내용들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해보자.

 ㄱ. 사주팔자가 같은-동일한 사람은 서로 비슷한 천성과 장단점의 소유자일 수도 있다.

 ㄴ. 사주명리는 점(占)이 아니라 추론과 유추이다.  추론과 유추는 일관성이 중요하고,  일관성은 일관된 논리전개에서 비롯된다. 

 ㄷ. 사주명리는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의논하는 것이다.  일례불가언이니 함부로 속단-예측해서는 안 된다.

 ㄹ. 타고난 팔자와 운명을 바꾼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종교, 기도와 참선 등의 신앙생활이 운명개척에 도움을 줄 수 있다.

 ㅁ. 교회 다니는 사람이 사주공부 한다고 문제될 것이 없다. 예수님이 말한 ‘세상의 빛과 소금’이 사주공부의 목적일 수도 있다.

 

  

2)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정해져 가는 것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리고같은 물이라도 젖소가 먹으면 젖이 되고,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된다는 말의 의미도 생각해보자. 

 

 

水氣가 태과한 사주 예

 

庚 庚 甲 癸                丁 乙 壬 己

辰 子 子 丑                亥 亥 申 亥

 

  子월의 경자 일주는  월지와 일지가 자수이며,  년간에 계수가 있고,  경금이 금생수하여 수기의 기세가 질적으로 상당해진 상태이다. 상관인 자수와 계수가(장모가)  월간 갑목을(아내를) 적절하게 생해주기 보다는 물에 떠있게 하는(지나치게 싸고도는) 형상이다. 융통성과 복종하는 마음이 부족한 아내,  “그녀는 왕비이고 싶다.”

 

  申월의 을해 일주는  일지와 시지 및 년지가 해수이며  월간에 임수가 있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수기가 지배하는 구성이다. 즉 일간 을목이 적절한 정도로 생을 받기보다는 수다목부(水多木浮)에 가까워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물에(세파에) 휩쓸릴 우려가 있는 형상이다.  “나는 연약한 화초이기보다는 어디든 뿌리내리는 민들레이고 싶다.”

 

 

戊 丙 戊 庚                壬 癸 辛 丁

子 子 子 申                子 亥 亥 丑

 

  子월의 병자 일주는  월지와 일지 및 시지가 자수인데,  년주의 경금과 신금이 금생수하므로 수기가 지나치게 왕성해진다. 그러다 보니 월간과 시간의 무토는(위胃는) 적절히 토극수하지 못하고 불어난 물에 오히려 떠내려가는(약해지는) 형상이다.  “나, 병화! 혼자 힘으로 저들을(남자ㆍ남편을) 당해낼 재간이 없군요. 자존심 굽힐 일 참 많습니다.”

 

  亥월의 계해 일주는  월지와 일지 및 시지가 수기인데다  시간에 임수까지 있어서 지나치게 수기가 왕성해진 구성이다. 그러다 보니 년지 축토는(남편은) 적절하게 토극수(나의 넘치는 기를 억제)하지 못하고,  수다토류(水多土流) 되는(방관하고 포기하는) 형상이다.  “나는 갈증이나 해소하는 약수가 아니라  한 번을 흘러도 콸콸 흐르는 강물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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